프리즈와 키아프는 닷새로 끝났지만 그 주간에 맞춰 문을 연 미술관 전시는 짧게는 10월, 길게는 내년 2월까지 간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 여섯 곳 중 넷이 사전 예약제이고, 요금은 8,000원부터 28,000원까지 차이가 크다. 리움과 호암은 관람일 14일 전부터 예약이 열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전은 1시간 단위 회차제다. 어디를 언제 어떻게 가야 하는지부터 정리했다. 순서는 예약이 까다로운 곳부터다.
1. 구정아 《우스모스》 — 리움미술관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구정아의 30년을 35점으로 압축한 전시다. 야광 안료, 자석, 향, 연필심처럼 작가가 평생 다뤄 온 재료가 M2 전시실뿐 아니라 로비와 고미술 상설관, 미술관 바깥 옹벽까지 퍼져 있다. 로비의 〈그라비타〉는 강화 유리섬유에 인광 페인트를 칠한 길이 18m의 설치이고, M2의 신작 〈모비우스〉는 8m 스테인리스 무한 구조물이다. 옹벽에 박힌 크리스털 50개는 날씨와 태양 각도가 맞아야 반짝여서, 헤럴드경제는 "작품을 못 볼 가능성도 작품의 일부"라고 썼다. 머니투데이는 정해진 순서로 보는 전시보다 흩어진 단서를 찾는 "추리극에 가깝다"고 했다. 기획은 김성원 부관장, 12월 27일까지다.
📍장소
리움미술관 M2 ·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기간
9월 5일 – 12월 27일
🕙시간
화 – 일 10:00 – 18:00 (매표 마감 17:30)
🚫휴관
월요일 · 1월 1일 · 설·추석 당일
🎟요금
18,000원 · 청년·학생·시니어 8,000원 · 통합권 25,000원
🎫예매
관람일 14일 전부터 온라인(인당 4매) · 당일권 현장 구매 가능 · 도슨트 없음, 디지털 가이드 무료
교통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언덕길 도보 5분
💡 팁옹벽의 크리스털은 날씨와 태양 각도가 맞아야 보이니 맑은 날에 가자. 통합권(25,000원)이면 M3의 《다른 공간 안으로》(여성 작가 11인, 11월 29일까지)까지 함께 본다
공식 안내 →2. 《Sol LeWitt: Open Structure》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개념미술의 선구자 솔 르윗(1928–2007)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월 드로잉 13점을 포함해 45점이 나왔는데, 월 드로잉은 운송된 것이 아니라 용산 전시장 벽에 새로 그려졌다. 르윗은 완성작 대신 지시문을 남긴 작가라 전시장이 바뀔 때마다 작품이 다시 태어난다. 이번엔 국내 미술 전공 대학(원)생 23명이 르윗 재단의 지도 아래 벽을 채웠다. 〈미완결의 정육면체〉, 〈연속 프로젝트 #1 (ABCD)〉 같은 구조물과 1971년 구겐하임 설치 기록 사진도 함께 걸렸다. 솔 르윗 재단과 도쿄도현대미술관이 협력했고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 용산구 한강대로 100
📅기간
9월 1일 – 2027년 2월 28일
🕙시간
화 – 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 1월 1일 · 설·추석 연휴 전체
🎟요금
성인 18,000원 · 대학생·청소년 14,000원 · 어린이 9,000원
🎫예매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apma.amorepacific.com) · 무료 해설 앱 'APMA 가이드'
교통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지하 통로로 바로 연결
💡 팁월 드로잉은 벽 앞에 서서 선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꺾이는지 따라가는 게 관람법이다. 사진보다 눈으로 먼저
공식 안내 →3. 아트스펙트럼 2026 《방이있고모든라디오가각기다른주파수를향하고있다》 — 호암미술관

2001년 국내 신진 작가 발굴로 시작한 아트스펙트럼이 2024년부터 아시아로 넓어졌고, 올해 처음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파리 팔레 드 도쿄와 공동 기획했고 큐레이터는 전효경·곽준영·위고 비트라니. 10개국 23명(팀)의 63점 가운데 26점이 호암 커미션 신작이다. 야마다 스즈코가 카페 정원에 매단 지름 8m의 〈매달린 달〉, 레이첼 윤이 야외에 세운 회전하는 인조 야자수 〈퍼레이드 파라디〉, 옥상에 올린 사이드 코어의 주차장 사인보드 〈타임 게이트〉처럼 전시실 밖 작품이 많다. 전시 가이드의 유니폼까지 할로미늄이 디자인해 데일리아트는 "가이드의 유니폼마저 작품이 된다"고 썼다. 12월 27일까지, 입장료에 전통정원 희원이 포함된다.
📍장소
호암미술관 전시실 1·2 및 야외 ·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562번길 38
📅기간
9월 1일 – 12월 27일
🕙시간
화 – 일 10:00 – 18:00 (매표 마감 17:00)
🚫휴관
월요일 · 9월 25일(금) 추석 휴관
🎟요금
25,000원 (희원·옛돌정원 포함) · 청년·학생·시니어 50% 할인
🎫예매
100% 사전 예약제 · 관람일 14일 전 10시부터 · 최대 4명
교통
리움 → 호암 셔틀 하루 2회(티켓 예매 후 탑승 예약) · 에버라인 전대·에버랜드역 3번 출구에서 셔틀
💡 팁셔틀 예약이 관건이다. 리움에서 오전에 구정아를 보고 셔틀로 호암을 잇는 하루 코스가 가장 효율적이다. 10월 16일 '판 아시아 트랜짓' 음악 버스 투어도 있다
공식 안내 →4.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

올해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열리는 전시다. 퐁피두 소장품 91점으로 1907년부터 1927년까지 큐비즘 20년을 여덟 섹션으로 따라가고, 김환기·유영국·하인두·박래현 등 한국 근대회화 21점을 '코리아 포커스'로 붙였다. 피카소 〈여인의 흉상〉(1907), 브라크 〈레스타크의 고가교〉(1908), 레제 〈결혼〉, 후안 그리스 〈아침식사〉가 나왔고 입구에는 뒤샹-비용의 청동 〈거대한 말〉이 서 있다. 비평가 정준모는 소니아 들로네·곤차로바·글레이즈처럼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작가까지 망라한 점을 높이 샀고, 컬처램프는 코리아 포커스와 큐비즘의 연결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섯 곳 중 가장 비싸고, 가장 먼저 끝난다. 10월 4일까지.
📍장소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 전시실 1·2 · 영등포구 63로 50 (63빌딩)
📅기간
6월 4일 – 10월 4일
🕙시간
화·목·금·일 10:00 – 18:00 · 수·토 10:00 – 21:00
🚫휴관
월요일 · 추석
🎟요금
성인 28,000원 · 청소년·시니어 19,600원 · 어린이 16,800원
🎫예매
공식 사이트 · 강연형 도슨트 14:00 무료(예약 불필요) · 투어형 11:30·16:30 유료 예약
교통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11번 버스 · 평일 무료 셔틀(대방역·샛강역)
💡 팁마감 4주 남았다. 수·토는 21시까지 열고, 주차는 관람권 있으면 평일 1시간·주말 2시간 무료
공식 안내 →5. 이배 《En attendant: 기다리며》 — 뮤지엄 산
숯 하나로 30년을 밀고 온 이배의 개인전이 안도 다다오가 지은 원주 뮤지엄 산 곳곳에 놓였다. 본관 입구의 〈불로부터〉는 높이 8m, 무게 7톤의 숯 기둥이고, 청조갤러리 로비에는 종이에 숯 먹으로 그은 〈붓질〉 16점이 걸렸다. 1관은 스테이플 심 35,000개로 만든 〈White〉, 2관은 2003년작 10m짜리 〈불로부터〉 연작과 바닥 드로잉 〈Black〉, 3관은 청도 흙 논두렁을 14m로 펼친 영상 〈Becoming〉이다. 야외 '무의 공간'에는 10m 높이 청동 〈붓질〉 여섯 점이 서 있다. 작가는 안도의 공간에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간을 고스란히 살렸다고 말했다. 4월에 시작해 12월 6일까지, 서울에서는 조현화랑이 프리즈에서 이배 신작을 개당 5천만~1억 8,700만 원에 팔았다.
📍장소
뮤지엄 산 본관·청조갤러리·무의 공간 ·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기간
4월 7일 – 12월 6일
🕙시간
화 – 일 10:00 – 18:00 (매표 마감 17:00)
🚫휴관
월요일
🎟요금
기본 패스 성인 23,000원 (2026년 공식 요금표는 홈페이지 확인)
교통
지하철 없음 · 자가용 또는 원주역에서 택시 (공식 교통 안내는 홈페이지) · 문의 033-730-9000
💡 팁오전에 도착해야 야외 조각까지 여유 있게 본다
공식 안내 →6. 《서도호》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드로잉 200여 점을 포함해 약 500점, 한 작가의 30년을 원형 동선으로 걷는 전시다. 성북동 옛집의 대문을 1:1로 재현한 〈작은 문〉, 여섯 도시의 집을 겹친 〈완벽한 집〉, 22m 길이의 천 설치 〈둥지/들〉이 지하 1층에 있고, 2층 스튜디오에는 올해 신작이 모였다. 12월 18일부터는 서울박스에 뉴욕 아파트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아파트 A〉가 추가된다. 여섯 곳 중 가장 싸고, 수·토 저녁 6시 이후 야간개장 시간에는 무료다. 자세한 관람기는 지난 글 "서도호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집을 지었다"에 따로 정리했다. 2027년 2월 9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1층 3·4·5전시실, 2층 MMCA 스튜디오 · 종로구 삼청로 30
📅기간
8월 27일 – 2027년 2월 9일
🕙시간
월·화·목·금·일 10:00 – 18:00 · 수·토 10:00 – 21:00
🚫휴관
1월 1일 · 설·추석 당일 · 임시 휴관 12월 1일(화)
🎟요금
8,000원 · 온라인 예매 10% 할인 · 수·토 18시 이후 무료 · 24세 이하·65세 이상 무료
🎫예매
1시간 단위 회차 예약제 · 미술관 누리집·네이버·티켓링크 · 모바일 QR 입장
교통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약 1km · 경복궁역 4번 출구
💡 팁야간 무료 회차는 빨리 찬다. 12월 18일 이후 두 번째 방문을 계획하면 〈아파트 A〉까지 본다
관련 글 보기 →한 줄 요약
예약이 필요한 순서는 호암(100% 예약, 14일 전) → 아모레퍼시픽(온라인 필수) → 리움(14일 전, 당일 현장 가능) → 국립현대미술관(회차제). 퐁피두 한화는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하고, 뮤지엄 산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다. 가장 먼저 끝나는 곳은 퐁피두 한화의 큐비스트(10월 4일), 가장 오래 가는 곳은 아모레퍼시픽의 솔 르윗(내년 2월 28일)이다. 요금을 아끼려면 국립현대미술관 수·토 야간(무료)과 리움 통합권(25,000원에 전시 둘)을 기억하자.
관람시간·예약 방식은 각 미술관 공식 사이트(9/9 기준)에서, 리움·호암 요금은 개막 보도(데일리아트)에서 확인했다. 뮤지엄 산 2026년 요금표는 공식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언론 보도 금액을 적었으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